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점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다. 근육은 특별히 병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줄어들기 마련이다. 대개 30세를 기점으로 해마다 1~2%씩 줄어들어 65세에는 25~35%, 80세에는 40% 이상 감소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년층의 근육 감소를 절대 당연시 여겨서는 안된다. 근감소증이 사망률의 독립적 위험 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근감소증이 사망률을 높이고, 복부비만을 동반할 경우 훨씬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라 근육의 양이 급격히 저하되는 질환으로, 근육량, 신체기능, 근력 등을 평가한 이후 최소 2가지가 진단기준에 부합한다면 근감소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의생명공학과 오창명 교수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문신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근감소증(sarcopenia)이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의 독립적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근감소증이 복부비만과 동반되는 경우 그 위험성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대사 건강 및 비만 상태에 따른 근감소증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대사장애와 사망률의 연관성에 근감소증이 매개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을 규명한 첫 연구다. 최근 근감소증과 비만의 특징을 조합한 ‘근감소성 비만’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주요한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의 위험인자로 밝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감소증이 비만으로 인해 악화되어 장애, 약화, 질병률, 사망률 등을 높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근감소증이 독립적으로 또는 다른 심혈관 위험요인과 결합하여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 위험도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명확히 밝힌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은 없었다. 과거에는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가 비만이 아닌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반면, 최근에는 비만 환자군에서도 근감소증이 동반(근감소성 비만)될 수 있다는 사실이 주목 받고 있다. 기전상 비만이 지방 독성, 만성 염증, 인슐린 저항성 등을 유발하고, 그 결과로 정상 근육의 양과 기능이 저하되어 근감소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근감소성 비만’ 환자군에서 사망률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근감소증과 대사증후군(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당대사이상, 고혈압) 각각의 조합을 통해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 위험도에 어떠한 연관성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다음 구성 요소 중 3가지 이상이 있는 경우를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한다.△복부비만 : 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고중성지방혈증 : 중성지방 150mg/dl 이상△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 : 남자 40mg/dl, 여자 50mg/dl 이하△높은 혈압 : 130/85mmhg 이상△혈당 장애 : 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당뇨병 과거력, 또는 약물복용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nhanes, 1999~2006 & 2011~2018)를 이용한 단면연구를 진행해 1만 6,839명의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근육량, 대사 건강 및 비만 상태에 따라 그룹화된 참여자의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를 근육량과 대사 및 비만 상태에 따라 총 8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낮은 근육량을 가진 대사증후군 그룹이 총 사망률에서 가장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낮은 근육량을 가진 대사이상이 없는 비만 그룹은 심혈관계 사망률에서 가장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즉, 근감소증이 개인의 비만이나 대사 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 심혈관계 사망률 증가의 중요한 예측 변수인 것이다. 특히, 근육량이 적은 사람은 대사 장애 비율이 낮더라도 사망 위험이 여전히 높았다. 오창명 교수는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의 독립적 위험인자이며, 특히 대사질환과 복부비만과의 결합에서 더 높은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액질, 근감소 및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