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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어떻게 재면 가장 정확할까?...의외로 가장 정확한 ‘이 자세’

건강검진의 신체계측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체중, 키, 허리둘레, 시력, 청력, 혈압 등의 측정을 통해 비만도와 고혈압, 저혈압 등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다. 그 중 혈압은 우리나라의 3대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고혈압 여부를 알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28%, 즉 약 1,230만 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28%가 고혈압을 갖고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여 혈액을 심장 밖 혈관으로 내보낼 때의 압력,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확장할 때 혈관에서 유지되는 압력을 말한다.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각각 120mmhg, 80mmhg 미만일 때를 ‘정상혈압’으로 분류한다. 이는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이 가장 낮은 최적의 혈압이다. 현재까지의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을 고혈압으로 분류한다.그러나 병원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무조건 고혈압인 것은 아니다. 혈압 수치는 측정 당시의 환경, 측정 부위, 나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태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까? 고혈압 중에는 ‘백의 고혈압’이라는 종류가 있다. ‘병원 고혈압’이라고도 하는데, 일상생활에서는 혈압이 정상인데 반해 의료 환경에만 들어오면 긴장을 하여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백의 고혈압을 배제하기 위해 집에서 ‘가정혈압’을 측정해 봐야 한다. 가정혈압의 고혈압 기준은 135/85mmhg으로 진료실혈압보다 약 5mmhg 정도 낮다. 가정혈압을 잴 때는 혈압 측정 전 최소 5분 동안 안정하며 조용한 환경에서 측정해야 한다. 혈압 측정 전 흡연, 알코올, 카페인 섭취를 해서는 안 된다. 심장 높이로 들어 올린 위팔에 커프를 감아 혈압을 측정하는데, 1~2분 간격을 두고 적어도 2번 이상 측정하여 평균값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서서 재는 혈압은?...고혈압 진단에 유용서 있는 상태에서 혈압을 재는 경우가 있다. 기립성 저혈압을 진단하기 위함이다. 기립성 저혈압은 갑자기 일어났을 때 혈압이 크게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누워 있을 때 혈압을 재고, 바로 일어나서 혈압을 잰다. 일어선지 3분 이내에 잰 혈압과 누워 있을 때의 수축기 혈압이 10~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에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다. 최근 혈압을 앉아 있는 상태가 아니라 서 있는 상태에서 측정하는 것이 고혈압 진단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 연구팀은 세 가지 방법으로 혈압을 측정하여 각각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비교했다. 앉은 자세에서 수축기 혈압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43%와 92%인 반면, 서 있는 자세에서는 각각 71%, 67%였다. 선 자세에서 측정한 혈압이 고혈압을 판단하는 데 더 정확한 방법으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앉은 자세에서의 혈압은 현실적인 상황에서의 혈압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누워서 재는 혈압은?...심뇌혈관 질환 예측에 유용일반적으로 누워서 재는 혈압은 다소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 혈압을 측정할 때 누워서 측정하면 더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심장협회(aha)의 ‘고혈압 과학 세션 2023’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은 고혈압 환자의 경우 앉아있을 때에 비해 누워있을 때 측정한 혈압 수치가 뇌졸중, 심근경색, 사망 등의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밝혔다. 하버드 의과대학(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부교수인 스티븐 p. 주라섹(stephen p. juraschek) 박사 연구팀은 누운 자세와 앉은 자세에서 혈압을 측정한 ‘지역사회 죽상동맥경화증 위험 연구’ 참가자 1만 1,369명의 혈압 수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앉아있을 때는 혈압이 정상이고 누워있을 때만 혈압이 높은 사람은 앉아있을 때와 누워있을 때 모두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이 53%, 심부전 위험이 51%, 뇌졸중 위험이 62%,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34% 더 높았다. 주라섹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의사가 앉은 자세로만 환자의 혈압을 축정할 경우 고혈압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앉거나 서 있을 때 중력이 혈압을 낮춰 혈압 측정이 정확하지 않을 수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주라섹 박사는 “누워있는 환자들의 혈압 수치가 더 정확한 이유는 누워있는 동안 사람들이 더 이완되고, 자세에 따라 체액 분포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